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 노동부 법제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노동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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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5월1일 노동절
  
[0호] 2014년 05월 02일 (금)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 민주노총이 1일 서울역광장에서 '2014 세계노동절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연대단위 1만명이 참석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2014 세계 노동절을 맞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세월호 참사와 모든 사회적 죽음을 불러온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박근혜 퇴진 목소리를 높였다.
‘2014 세계노동절대회’가 5월 1일 서울역광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연대단위 성원 등 1만여 명이 참가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만든 박근혜를 향해 권좌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위성태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안산지부 지도위원. “조합원 동지 여러분, 제가 사는 안산은 세월호 침몰 이후 시간이 멈췄습니다. 안산은 거대한 분향소가 되고 안산 시민들은 상주가 되어 모두가 죄인이란 심정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알 수 있는 단원고 학생가족들의 사연을 전해 들으면서, 매일매일 눈물이 마르지 않는 슬픔의 도시, 침묵의 도시가 되어버렸습니다. 미안하다, 잊지 않을게. 아이들아 꼭 밝혀줄게. 안산에서 15일째 촛불을 드는 어른들의 목소리입니다. 배가 기울고, 물이 차는데도 가만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따르던 바로 같이 착한 생때같은 우리 아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원과 추모의 촛불을 들었습니다. 차가운 바다 속에 갇혀,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아빠! 엄마!를 찾던 그 아이들의 외침에, 손톱이 빠지고 뭉개지도록 사투를 벌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 아이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무사귀환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고작 촛불을 드는 것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오늘로서 16일째가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가졌던 희망은 고통이 되고, 슬픔을 넘어 분노가 차오르는 것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에 탄 아이들이 노동자도시 안산이 아니라, 저 강남8학군에 다니는 아이들이었다면, 해수부장관 아들이 탔거나, 국회의원 딸이 탔다면 이렇게 구하지 않고 아이들을 수장시켰을까요. 어처구니없는 참사로, 정부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응으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단 한 명의 생명조차 구조하지 못하는 참혹한 상황에서도 언론은 반성은커녕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허위와 거짓만을 토해내고, 사회를 움직이는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은 먼 외계에서 온 듯 방관하거나 막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세월호의 선장은 자기만 살겠다고 아이들을 버리고, 대한민국의 선장은 자기만 살겠다고 모든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집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잊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꼭 밝혀주겠다고 했습니다. 꼭 그렇게 해주십시오. 슬그머니 지방선거가 시작되고, 월드컵이 시작되고, 임단투가 시작된다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 현실에 대한 아무런 진상규명 없이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대한민국은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습니다. 탐욕스런 자본의 아가리에 재갈을 물리지 않으면, 자본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규제를 완화하려는 박근혜정권의 가속페달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 공공서비스조차 민영화하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허위와 거짓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국민을 기만하는 방송과 언론을 그대로 두고서는, 단 한 명의 어린 생명조차 구조하지 못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에 분노의 회초리를 들지 않고서는, 우리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수 없습니다. 제2의 제3의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없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함께 촛불을 들어 주십시오. 안산촛불이 아닌 국민횃불로 들어주십시오. 국민횃불이 타오를 때만이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가능합니다. 침몰 중인 부패하고 무능한 박근혜호를 수장시키고,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슬픔을 넘어 분노를, 행동을 조직해 주십시오. 하나가 되고, 한 목소리를 내 주십시오. 5월의 촛불을 크게 뜨겁게 들어주십시오. 끝으로 사랑하는 딸을 잃고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었던 예은이 아빠의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2014 세계 노동절을 맞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모든 사회적 죽음을 추모하며 공연이 펼쳐졌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안산지부 위성태 지도위원이 세월호 참사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예은이 아버지. “우리 예은이와 친구들이 가는 길을 함께 지켜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지금 막 예은이의 영정을 안산화랑유원지의 합동분향소로 옮겼습니다. 이제부터 많이 달라진 일상을 시작합니다.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백 십여 명의 아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고의 책임과 잘못을 철저히 응징을 할 일들을 시작합니다. 남은 세 딸들은, 우리 자녀들은 안전한 나라에서 살아야 하겠기에,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리라 당연히 여겼던 이 나라가 이토록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고 무감각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내가, 우리가 직접 나서야겠습니다. 슬픔의 눈물은 여기까지입니다. 분노를 실천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끝까지 지켜봐주세요.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필요한 모든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입니다.”

“아이들을 살려내라!” “대통령이 책임져라!”

권혁소 강원도 고성중학교 교사(시인)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게 바치는 시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를 김진철 전교조 조합원이 낭송했다. (맨 아래 상자 참조)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전 지부장. “온 나라가 상갓집입니다. 추모는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잔인한 2014년 4월을 집어 삼키더니 마침내 우리들의 이성마저 마비시켰습니다. 국가가 개인들의 죽음을 방치했고 침몰자 구조의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된 채 쪽빛 바다 색깔처럼 아직은 아이들은 파랗게 바다 아래 있습니다. 이게 국가입니까. 이게 나라입니까. 추모를 넘어 분노를 조직하고 무기력을 뛰어넘어 정부와 가진 자들의 세계관을 부숴버려야 합니다. 쌍용차 정리해고로 또다시 25번째 희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동지가 있습니다. 지난 2월 7일 정리해고 무효소송 승소자입니다. 회사는 재판결과가 나오기 무섭게 상고 방침을 천명하더니 결국 19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해 대법원으로 쌍용차 문제를 끌고 갔습니다. 속에서 천불이 날 일이 매일 벌어집니다. 결국 우리는 또 한 명의 동지를 잃었습니다. 또 한 명의 노동자를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자책하지 맙시다. 우리가 이어지는 이 죽음을 마침내 끝장내고 공장 복직의 염원과 정리해고 철폐를 여전히 각오하고 있다면 우리 여기서 주저앉지 맙시다. 우리가 살아야 할 무수히 많은 이유 가운데 먼저 돌아가신 동지들의 죽음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게 만드는 자본의 교살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태와 죽음은 또 어떻습니까. 족장이 무너져 바다에 빠지는 사고로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잇따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이것은 체제와 시스템의 붕괴이며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 자본주의 세상이 빚은 참혹한 결과입니다. 현대중공업에서 두 달 사이 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자본 천국을 향한 정권과 자본의 살해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로 인생 밑바닥까지 밀어넣고 착취와 수탈의 빨대를 꽂은 결과입니다. 9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안한 삶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대한민국은 침몰 직전입니다. 힘없고 가장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 목으로 물이 차오르고 마침내 익사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철폐 구호를 넘어 현실이 돼야 하는 절박한 이유입니다. 더 이상 사람이 죽지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출입국 심사장이 도살장 보다 더 무서운 이주 노동자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열악한 노동환경은 물론 삶의 질조차 말 할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벼랑 끝에서 떨어져 벼랑 아래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이주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이유를 들어 퇴직금을 출국 이후에 받을 수 있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이 법안은 단 한 명의 이견도 없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나라 최고 입법 기관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또한 다르지 않다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리해고자, 비정규직 노동자 그리고 이주노동자까지 그저 목숨 부지하며 일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는 건 너무 먼 얘기입니까. 우리가 만들어내는 세상은 다른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죽음이 모든 사안을 추모 분위기로 몰아갑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쌍용차 25명의 동지를 먼저 떠나보낸 상주의 입장에서 추모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추모를 넘어 투쟁을 조직하고 슬픔을 넘어 분노를 조직해야 합니다. 기어코 이 이어지는 죽음을 넘어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갑시다. 투쟁만이 살 길 아니겠습니까. 우리 여기서 주저앉지 말고 당당히 싸워서 세상을 바꿉시다.”

“투쟁만이 살길이다 끝까지 투쟁하자!”

    
▲ '2014 세계노동절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과 연대단위 1만명은 세월호 참사에 따라 애도와 분노의 목소리로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더 이상 죽이지 마라"고 외쳤다. ⓒ 변백선 기자
    
▲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라는 추모 시는 낭송하는 전교조 김진철 해직교사(왼쪽부터), 투쟁발언하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전 지부장, 삼성바로잡기 운동본부 황상기 씨(故 황유미 씨 아버지). ⓒ 변백선 기자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 “안녕하십니까 라는 인사도 못 드리고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침몰한 세월호 소식에 노란 리본을 마음 속에 달고 ‘미안하다’ ‘어른들이 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소리 외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 어린 것들이 물 속에서 살려달라고 엄청나게 애를 썼을텐데 우리는 그 목소리를 아무도 듣지 못하고 그 가슴을 헤아려주지도 못하고 멀리서 뉴스만 듣고 있었습니다.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뉴스만 보면 자꾸 눈물이 납니다. 눈물을 닦다 보니 이런 생각이 납니다. 우리 유미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암에 걸렸는데, 머리 빡빡 깎고 힘이 없어 기진맥진할 적에 ‘아빠, 살려주세요’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귓전을 헤맵니다. 집에서 잠을 자다가도 그 어린 것들이 물 속에서 헤매는 것들이 떠오르고, 우리 유미가 머리를 빡빡 깎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이 눈가를 스쳐 밤에 잘 때마다 벌떡 일어납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저항도 못하고, 왜 죽어야 하는지 그 이유도 모르고 죽어갔습니다. 그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죽어야만 합니까.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세월호하고 삼성하고 닮은 점이 너무 많더라고요. 보니까 삼성노동자한테 자신이 무슨 유해화학물질을 쓰는지, 어떻게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 하는지 교육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는 그냥 일만 했습니다. 암에 걸려 죽으면 개인 탓으로 돌리고 회사는 개인 질병으로 몰아붙였습니다. 세월호 역시 똑같았습니다. 배에서 일하는 노동자한테 배의 안전교육하나 시키지 않았습니다. 배가 잘못되면 그 승객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서 사고가 났는데도 승객을 대피시키지도 못했습니다. 그 장소에 맞는 교육을 시키지 않아서 이런 일들이 계속 생기는 겁니다. 그 교육은 왜 안 시켰는가, 권력자 재벌가, 오너들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서 교육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들이 삼성반도체에서 일해서 벌어놓으면 이건희, 이재용 부자가 그 돈이 다 자기 돈이라고 챙겨갔습니다. 노동자는 돈만 벌어주고 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세월호도 똑같습니다. 비정규직, 또는 계약직으로 일하는데, 어떻게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겠습니까. 책임감 하나 없이 일하다 보니까 사고가 난 것이지요. 이것이 다 노동자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노동자는 이 나라를 끌고 가는 주체인데, 왜 노동자가 무시당하고 가진 자 권력자들의 소모품이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노동법은 있는데 권력자하고 재벌가들은 노동법을 안 쓸려고 합니다. 자꾸 감추려고만 합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그 노동법을 찾아야 합니다. 진주는 땅 속에 묻혀 있습니다. 힘들게 캐가지고 그 보석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만약에 그 보석이 쉽게 캘 수 있고, 쉽게 구할 수 있으면 보석이 아닙니다. 권력자들은 우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지 못하도록 온갖 회유와 술책을 씁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권력자들의 힘을 뚫고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아야 오늘날 같이 죽는 일이 안 생깁니다. 노동자 스스로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 노동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고 후세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우리 학생들한테, 우리 자식들에게 무슨 면목으로 말을 하겠습니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우리 권리는 우리의 손으로 찾아 좋은 작업 환경을 만들어 불의의 사고로 죽지 않았으면 합니다. 삼성이 바뀌어야 이 나라가 바로 선다는 것을 이 나라 정부는 기억해야 합니다.”

    
▲ 노동절대회에 모인 많은 노동자들이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라는 추모 시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 변백선 기자
    
▲ 최진영 활동가의 글을 대독하는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동은 활동가(왼쪽부터),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 김진용 지부장, 전국노점상총연합 조덕휘 의장. ⓒ 변백선 기자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동은 활동가가 최진영 활동가의 글을 대독한데 이어 김진용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장, 조덕휘 전국노점상총연합 의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장애인과 노점상들이 우리 사회에서 겪는 부당한 현실을 규탄했다.

김진용 고대의료원지부장은 “안산 전체가 초상집이며 한 집 건너, 한 직장에서 희생자 아이들을 두고 있다”고 전하고 “우리 병원 직원들은 출퇴근 길에 매일 만나던 학생들을 추모하며 비상연장근무로 이 참사의 아픔을 나누고 있다”면서 “진실을 규명해야 하며, 무분별한 규제완화를 민주노총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승철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와 장애인, 노동자들의 죽음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124년 노동절대회에 참석하신 많은 분들, 그리고 우리 조합원 동지들, 오늘은 마음을 다해 애도하고 추모하는 노동절대회입니다.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노동자의 아이들이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찢어집니다. 타오르는 불을 보고 고통에 겨워 살려달라는 말도 못한 장애인 동지의 죽음, 차오르는 물을 바라보며 아무런 행동도 못한 아이들의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죽음이 더 슬픈 이유는 그들이 이 땅의 미래이고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들은 자본이 썩어문드러진 이 세상을 새롭게 바꿀 수 있었던 희망이기 때문에 더 절망스럽고 고통스럽고 더 슬픈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어른이어서 미안하고 이 세상을 민중의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투쟁해야 할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미안합니다. 만약 민주노총이 정치총파업을 힘있게 수행했더라면 혹시 안 죽었을까 싶어 더 미안합니다. 동지들, 아이들을 내팽개치고 나온 선장의 모습에, 총파업을 현장에서 더 잘 조직하지 못한 제 모습이 그 속에 있나 싶어 후회스럽고 더 미안하고 뼛속 깊이 사무칩니다. 동지들, 저는 세월이 지나면 이 사태가 잊혀질까 싶어 두렵습니다. 사회의 변혁과 변화를 주장하며 투쟁해야 할 우리가 세상의 모든 민중의 죽음에 둔감해질까 싶어 두렵습니다. 또 조합원을 핑계대고 더 많은 임금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정말 지향해야 할 가치를 모르는 노동자로 돌아갈까봐 두렵습니다. 동지들,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진보정당의 분열을 통합시키지 못하고 여전히 몇몇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제가 오늘을 부르지 않았나 싶어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작은 차이가 뭐가 그렇게 컸는지 갈등에 휩싸였던 과거를 반성합니다. 단결을 말하면서 정파의 분열을 민주노총이 단결시키지 못한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동지들, 말로만 투쟁하지 맙시다. 동지들, 회의에서만 결의하지 맙시다. 동지들, 스스로 모든 국민이 반성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조직된 노동자입니다. 깊은 성찰과 반성을 통해 그 힘으로 이 세상의 구성원의 가치관을 바꿔내기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미안하고 좌절하고 슬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동지들, 슬픔을 넘어 분노하며 가는 길에서 민주노총은 분명히 80만 조합원의 요구를 담아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내려오라고 이야기합니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은 이 순간부터 이 땅의 새로운 가치, 민중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 권력과 자본에 의해 더 이상 죽지 않는 세상을 향해 잘못된 권력과 자본을 향해 80만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투쟁!”

    
▲ 신승철 위원장은 세월호 희생자와 모든 노동자들의 죽음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신 위원장은 "권력과 자본에 의해 더 이상 죽지 않는 세상을 향해 잘못된 권력과 자본을 향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변백선 기자
인터내셔널가를 제창하며 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행진에 나섰다. 서울역광장을 나선 민주노총은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염원합니다”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이런 대통령 필요없다!” “깊은 슬픔을 넘어 분노하라!”고 적은 현수막과 손피켓을 들고 서울광장까지 행진하며 박근혜정권을 규탄했다.

노동자들은 “아이들을 살려내라!” “대통령이 책임져라!” “사기정권 조작정권 박근혜정권 퇴진하라!” “국민은 분노한다 박근혜정권 퇴진하라!”고 외치며 노동절 거리에 나선 시민들을 향해 세월호 참사에 무능 무대책으로 일관해 아이들을 수장시킨 박근혜정권 퇴진투쟁을 다짐했다.

서울광장에 도착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서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조문했다. 안산지역에 이어 서울시가 서울시청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한 후 연일 수많은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한편 서울역광장을 나서 행진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 활동가들이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행진하기 위해 광장을 나오자 경찰이 이들을 폭력적으로 밀어붙여 2명의 장애인이 다쳤고 1명이 연행됐다. 노동자들은 연행된 장애인을 석방하지 않으면 행진을 진행할 수 없다며 석방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행진이 30여분 동안 중단됐다.

이날 서울과 경기지역 조합원들은 서울역광장에 집결해 노동절을 기념했으며, 다른 14개 지역에서도 민주노총 지역본부 주관 하에 노동절대회가 치러졌다.

    
▲ 노동절대회를 마치고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행진에 나서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2명이 다치고 1명이 연행됐다. ⓒ 변백선 기자
    
▲ 경찰 폭력으로 다쳐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 장애인 노동자. ⓒ 변백선 기자
인천은 14시 부평역 쉼터공원에서, 강원은 14시 원주역광장에서, 충남은 10시30분 서산문화회관 주차장에서, 충북은 14시 청주체육관에서 각각 노동절 대회를 진행했다. 또 대전은 10시30분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대구는 14시30분 반월당 (구)적십자병원 앞에서, 경북은 14시 경주역에서 각각 대회를 가졌다. 부산은 14시 부산역에서, 경남은 15시 창원 만남의광장에서, 제주는 10시 제주시청 앞에서 지역별로 모여 124번째 세계노동절을 기념했다.

전북은 4월 30일 17시 전주경기장 집회에 이어 1일 14시 전주오거리광장에서 노동절대회 본대회를 열었고, 광주는 30일 18시30분 광주역, 전남은 30일 10시30분 여수 NCC 앞, 울산은 30일 18시 태화강역에서 각각 2014년 세계노동절대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이 2014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국민과 노동자를 죽이는 박근혜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박근혜를 퇴진시키기 위한 노동자들의 총궐기를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세월호 참사 해결을 위해 △총체적 부실·무능이 부른 세월호 참사, 대통령이 직접 책임질 것 △희생자·실종자 가족에 대한 재난유급휴가제 시행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운 규제완화-민영화 정책 즉각 중단 △중대재해 및 대형사고 사업주 처벌 강화! 기업살인법 즉각 제정 △ 상시고용업무 비정규직 사용금지입법 시행 등 5가지를 요구했다.

또 2014년 세계노동절대회를 통해 민주노총의 11대 요구를 천명했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퇴진 △노동탄압 분쇄·노동기본권 보장 △민영화-연금개악 저지 △모든 노동자의 노동절, 유급휴무쟁취 △장시간노동 철폐! 실노동시간 단축 △ 비정규직 차별철폐! 정규직화 쟁취 △최저임금 현실화! 통상임금 정상화 △공공기관 거짓 정상화 저지 △남재준 파면·국정원 해체·민주주의 사수 △산업안전 원청책임 강화, 산재사망 처벌법 강화 △TPP 저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 '2014년 세계노동절대회' 참가자들이 "침몰하는 대한민국, 박근혜가 책임져라"라고 쓴 대형 현수막을 앞세운 채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해 서울광장 합동분향소까지 거리행진을 펼쳤다. ⓒ 변백선 기자
    
▲ 반려동물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행진에 함께 했다. ⓒ 변백선 기자
    
▲ '2014년 세계노동절대회' 참가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서울광장 합동분향소까지의 거리행진을 펼쳤다. ⓒ 변백선 기자
    
▲ '2014 세계노동절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아이들을 살려내라!" "대통령이 책임져라"고 외치며 서울광장 합동분향소까지 거리행진을 펼쳤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서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조문했다. ⓒ 변백선 기자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게 바침

권혁소(시인. 강원 고성중 교사)


어쩌면 너희들은
실종 27일, 머리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수장되었다가
처참한 시신으로 마산 중앙부두에 떠오른
열일곱 김주열인지도 몰라
이승만 정권이 저지른 일이었다

어쩌면 너희들은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에서
머리채를 잡혀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이
욕조 물고문으로 죽어간 박종철인지도 몰라
전두환 정권이 저지른 일이었다

너희들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고향은
쥐라기 공룡들이 살았던 태백이나 정선 어디
탄광 노동자였던 단란한 너희 가족을
도시 공단의 노동자로 내몬 것은
석탄산업합리화를 앞세운 노태우 정권이었다

나는 그때 꼭 지금 너희들의 나이였던 엄마 아빠와 함께
늘어가는 친구들의 빈 자리를 아프게 바라보며
탄가루 날리는 교정에서 4월의 노래를 불렀다
꽃은 피고 있었지만 우울하고 쓸쓸한 날들이었다

여객선 운행 나이를 서른 살로 연장하여
일본에서 청춘을 보낸 낡은 배를 사도록 하고
영세 선박회사와 소규모 어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엉터리 안전 점검에 대기업들이 묻어가도록 하고
4대강 물장난으로 강산을 죽인 것은 이명박 정권이었다

차마 목 놓아 부를 수도 없는 사랑하는 아이들아

너희들이 강남에 사는 부모를 뒀어도 이렇게 구조가 더뎠을까
너희들 중 누군가가 정승집 아들이거나 딸이었어도
제발 좀 살려달라는 목멘 호소를 종북이라 했을까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절규하는 엄마를 전문 시위꾼이라 했을까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들이 막말 배틀을 하는 나라
너희들의 삶과 죽음을 단지 기념사진으로나 남기는 나라
아니다, 이미 국가가 아니다
팔걸이 의자에 앉아
왕사발 라면을 아가리에 쳐 넣는 자가 교육부 장관인 나라
계란도 안 넣은 라면을 먹었다며 안타까워하는 자가
이 나라 조타실의 대변인인 나라
아니다, 너희들을 주인공으로 받드는 그런 국가가 아니다
그러니 이것은 박근혜 정부의 무능에 의한 타살이다
이윤만이 미덕인 자본과 공권력에 의한 협살이다

너희들이 제주를 향해 떠나던 날
이 나라 국가정보원장과 대통령은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머리를 조아렸다,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그래서였나
그래서 세월호의 파이를 이리 키우고 싶었던 걸까
아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이제 막 피어나는 4월의 봄꽃들아

너희들의 열일곱 해는 단 한 번도 천국인 적이 없었구나
야자에 보충에 학원에, 바위처럼 무거운 삶이었구나
3박 4일 학교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흥분했었을 아이들아
선생님 몰래 신발에 치약을 짜 넣거나
잠든 친구의 얼굴에 우스운 낙서를 하고 베개 싸움을 하다가
선생님 잠이 안 와요, 삼십 분만 더 놀다 자면 안 돼요
어여쁜 얼굴로 칭얼거리며 열일곱 봄 추억을 만들었을
사랑하는 우리의 아이들아
너희들 마지막 희망의 문자를 가슴에 새긴다
학생증을 움켜쥔 그 멍든 손가락을 심장에 심는다

이제 모래 위에 지은 나라를 떠나는 아이들아
거기엔 춥고 어두운 바다도 없을 거야
거기엔 엎드려 잔다고 야단치는 선생님도 없을 거야
거기엔 네 성적에 잠이 오냐고 호통 치는 대학도 없을 거야
거기엔 입시도 야자도 보충도 없을 거야
거기엔 채증에는 민첩하나 구조에는 서툰 경찰도 없을 거야
거기엔 구조보다 문책을, 사과보다 호통을 우선 하는 대통령도 없을 거야
어여쁜 너희들이 서둘러 길 떠나는 거기는
거기는 하루, 한 달, 아니 일생이 골든타임인 그런 나라일 거야

따뜻한 가슴으로 꼭 한 번
안아주고 싶었던 사랑하는 아이들아
껍데기뿐인 이 나라를 떠나는 아이들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눈물만이 우리들의 마지막 인사여서 참말 미안하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부디 안녕



      
▲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노란 리본을 달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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